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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모으기에만 급급한 ‘이순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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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톱뉴스
기사입력 2012-03-27


주먹구구식 행사 기획·진행에 예산만 ‘펑펑’… ‘전시·선심성 축제로 전락’ 우려

▲ 제51회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가 오는 4월27일부터 29일까 온양온천역을 비롯해 아산시 일원에서 열린다.     © 아산톱뉴스

[사설] 지역 최대의 문화축제로, 올해로 51회째를 맞는 ‘아산 성웅 이순신축제’ 개최일(개막 4월27일, 폐막 29일)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기대보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아산 시민의 자긍심을 고취시키고, 더 나아가 아산의 역사와 전통을 대외에 알리는 메신저 역할 및 지역문화의 환경을 바꾸는 촉매제 역할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이순신축제’가 지역민의 환심을 사기 위한 지자체의 홍보도구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시민의 혈세로 모아진 적지 않은 예산을 주먹구구식 행사 기획과 추진으로 펑펑 날리고 있다는 지적도 함께 받고 있다. 한마디로 말하면 ‘시민의 돈으로 시민에게 인심을 쓰고 있다’는 힐책이다.

지역축제는 단순한 행사가 아닌 지역의 정체성 및 고유성, 지역특색 확립, 주민 화합 등을 개최 의의로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이순신축제는 그냥 웃기고 즐기는 단순 눈요깃거리 행사로 만들어져 가고 있다는 인상을 풍기며 질타를 받고 있다.

이는 지역축제에 대한 정확한 개념이 부족하고, 일부 소수 인원만이 참여한 전문성이 결여된 행사 구상, 기획 및 운영 때문으로, 전문성 보강 및 주민의 적극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메리트 개발이 시급히 요구된다.

또한 행사의 성공개최를 위해서는 행사가 제대로 기획된 것인지, 관객들이 원하는 것인지, 예산은 제대로 사용되었는지, 문화적인 또는 지역적인 파급효과는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객관적이고 다양한 검증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즉 세밀한 사전·사후 평가와 보완·개선작업이 절대 필요하다. 하지만 이순신축제는 현재 이를 간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람 모으기에만 급급하고, 사람만 많으면 성공한 축제로 치부하고 있다.

‘축제=행사’, “아니다”… 개념부터 바꿔야

▲ 기자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복기왕 아산시장.     © 아산톱뉴스

이홍재 전 한국문화정책개발원 수석연구원은 “지역축제는 지역문화의 종합연출”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의 문화 이 외에 더 큰 뜻을 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물을 말하고, 지역과 지역의 미래를 말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꾸며져야 한다는 것이다.

즐기기 위한 일반 행사와는 그 근본과 개념부터가 다르다.

그러나 지금의 이순신축제는 ‘시민의 눈길을 끌며 많이 참여시키기 위한 대공연’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축제가 아닌 시민 행사로 오히려 퇴보시키고 있다.

이 같은 우려와 질타는 27일 평생학습관에서 열린 이순신축제 개최와 관련한 기자브리핑에서 여지없이 드러났다. 기자들 상당수가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친 것이다. 아니, 견해 수준이 아닌 질타 수준이었다.

축제의 성격도 없고, 축제를 대표할 수 있는 핵심 프로그램도 없었으며, 예전 프로그램을 답습하는 차원의 기획이 이뤄지고 있다.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기존 프로그램에 ‘살 붙이기’ 수준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우려를 지울 수가 없다. 말로만 “프로그램을 보강해 더 나은 축제가 될 것”이라고만 했지 실제 체감할 수 있는 것을 제시하거나, 질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눈에 띄지 않는다.

여기에 새로 만들어진 프로그램 중 하나인 ‘횡단보도 족구대회’는 축제의 성격과는 아무 상관없는 프로그램으로, 의구심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연계성도 찾아보기 힘들다.

또 아산시가 이번 축제에서 야심차게 기획했다고 밝힌 428명의 시민들의 신청을 받아 추진한다는 ‘428 대합창’의 경우에도 숫자만 연계성이 있지 이순신축제의 질적 향상을 위한 노력이라고는 보기 힘든 수준이다.

합창에 참여하는 인원의 경우 상당수 교회 성가대를 비롯해 지역 내 각 학교 및 합창단 등 순수 참여 시민이라고 보기 힘든, 동원 인원으로 메워져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게다가 12분 공연에 1500여 만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이는 것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크고, 이 공연을 위해 주무대 공간인 온양온천역 광장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무대를 만드는 것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실제는 시민들에게 의미 있는 추억을 남겨주기 위한 노력보다 ‘꿰맞추기’식 프로그램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무대다.

시가 밝힌 시민 참여형 축제라는 말이 무색하게 무대공연을 위해 가수 초청비용이 전체 예산 11억2000만 원의 10%를 넘는 1억4000만 원이 들어간다는 것도 쉽게 납득이 가질 않는 부분이다.

더불어 앞서 아산시 축제발전위원회에서 위원들이 제시한 의견도 반영되지 않고 대부분 무시된 것으로 드러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기자브리핑에 참석한 A 기자의 표현대로라면 ‘소 귀에 경 읽기’가 된 것이다.

예술감독 선임에 대한 의혹도 가시지 않았다. 공모를 통하거나 그 같은 수준에 준하는 경로를 통해 선임된 것이 아닌 아산시와 아산문화재단이 나름 물색해 초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예술감독은 연극을 전공한 인물로 콘서트, 연극 등 무대공연 및 축제가 아닌 청소년페스티벌 등 행사 수준의 경험만 있지, 이와는 개념에서 달리 접근해야 하는 지역축제에 대한 인식과 경험이 부재한 것으로 나타나 내실 있는 축제 개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더 키웠다.

주제 공연은 왜 예총에 다 떠넘기나

▲ 이날 기자브리핑에는 기자들이 대거 참석해 관심도를 반영했다.     © 아산톱뉴스

한 술 더 떠 주제 공연은 대부분 예총 아산지회 다 떠넘겨 실제 예술감독이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은 많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기자브리핑에 참석한 B 기자로부터는 “허수아비 감독 아니냐”는 빈축까지 샀다.

또한 축제 장소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나왔다. 축제 주최 측은 경찰서와 협의해 일대 교통을 축제기간동안 통제키로 했다고 밝혔으나 이에 대해 지역 내 한 문화계 인사는 온양온천역 광장을 축제 장소로 정하고 교통을 통제하는 것에 부정적 견해를 밝히며 일침을 가했다.

이 인사는 “역은 ‘시간’을 나타내는 ‘약속장소’다. 그런데 이런 장소에 행사장을 차려 놓고 교통을 통제한다는 것은 이용객들을 우습게 여기는 처사다. 일방적으로 아산시가 통제구역으로 정해 놓고 이용자들에게 교통 불편을 감수하라고 통보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덧붙여 “아직까지 세계는 물론, 국내에서도 역 주변 교통을 며칠씩 통제하고 행사를 치르는 것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며 “접근성을 핑계로 집객 및 전시 효과를 높이기 위해 역 주변 교통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월권”이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굳이 역 하부공간에 풍물장터가 서는 29일까지 행사를 치르는 것은 상인들과 이용객들에게도 불편을 강제하고 혼란을 야기하는 일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브리핑에서 C 기자가 밝힌 바에 따르면 시는 상인들과 협의가 끝났다고 설명했으나 상인들은 이 같은 시의 결정에 반발하며 장사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져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제라도 제대로 준비하고 추진하자

51년이라는 긴 세월을 지낸 축제가 불성실한 행사 추진으로 아직까지 명확한 성격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과 해마다 되풀이되는 시행착오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제 보다 젯밥’에 관심을 두고 주먹구구식 기획과 추진을 계속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아산시 등 주최 측은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축제에 대해 인식하고 개념부터 다시 정리해 축제다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추진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축제는 시장이 바뀌면 함께 바뀌는 행정이 아닌, 또 그냥 웃기 즐기는 행사도 아닌 지역민의 ‘자긍심’이자, 그 지역의 ‘역사와 전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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